아름다운동행

오늘은 다정한 우리 엄마의 생일이죠~

써
써니양l위보
2026.10.06 23:01 | 조회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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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루에 두번 글써도 되는지 고민하다가 글 올려보는 진행성 위암 4기의 예쁜 엄마 딸 보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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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목사님이 와주셨는데요. 목사님이 기도하시다가 우리 함께 예배드리기를 원해서 기도했는데, 주님이 손을 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시니, 그 손 잘 붙잡고 가십시오. 하고 기도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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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누가 보내준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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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저에게 말씀 하나를 보내주셨는데,

하나님이 정말 사랑하는 다윗이라는 왕이 있었는데요. 이 왕이 부정을 저질러서 태어나게 된 아이가 있었어요.

하나님이 그 아이는 일주일 후에 죽을거라고 하셨는데, 다윗이 엉엉 울면서 금식하며 일주일을 기도해요. 그러지말아달라고.

그런데 일주일 후에, 죽었대요. 그리고 다윗은 기도를 멈추고 자신의 할일을 했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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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을 저에게 해주시면서 하나님께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는 거에요.

그래서 아니 어차피 죽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고 기도의 의미가 없잖아요! 저에게 희망을 주는 얘기를 해줘야죠! 그랬더니, 그래도 할 수 있으니 해야 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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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계속 기도했어요. 낫게해달라고, 기적을 보여달라고, 그리고 마지막에 항상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다고 기도했어요. 그런데요,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다고 계속 말을 하면 어쩌면 조금 나아질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중얼중얼 주문처럼 외우고 있을뿐 제 맘은 계속 텅 비네요.

물론 감사하고 있어요. 너무 감사하죠. 엄마는 6월에 이미 죽을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어와준 것, 좋은 의료진이 도와준 것, 엄마가 버텨준 것,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사랑스러운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모두가 엄마를 사랑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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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엄마 오늘 생일이에요.

타로케이크 작은 것 8개짜리 사서 아침에 교수님 회진 올때 하나씩 드리고,

4개 남은 거 누구줄까? 하고 엄마에게 물어보니, 꼬불꼬불한 머리 간호사 주고 싶대요.

마침 옆 병실에 계시길래 슥 주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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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제가 준비한 타로케이크가 너무 기뻤나봐요. 언제 그걸 준비했어? 그러면서 너무 좋아하시는거에요.

사람들 나눠주는 거 너무 좋대요. 오늘 케이크 누구 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우셨나봐요.

게다가 엄마가 처음으로 주장한 일도 해결됐어요. 지금까지 저희는 4개월 정도 바깥쪽 병실을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창가로 이동할래? 하고 물을 때마다 엄마는 아냐 여기가 좋아 그러셨어요. 그런데 며칠전에 갑자기 저한테 창가로 가고 싶다고 하는 거에요. 아니, 그 바로 며칠전에 자리 나서 옮기려고 했더니 싫다고 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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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창가쪽은 자리가 비좁아서 저와 오빠 편하게 있으라고 바깥쪽에 계신거더라고요.

지금은 이것저것 생각을 못하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창가 가고 싶어? 그랬더니 고개를 막 끄덕이시는거에요.

아직 정신이 안 들었을 수도 있으니 그냥 여기 있고 싶어? 하고도 물었더니 막 고개를 도리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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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고 나니 파아란 가을하늘 볼 수 있어서 좋네요.

계속 낮밤을 헷갈리셨는데, 저녁 노을을 보면서 지금 일곱시야. 저녁이야? 아침이야? 하고 묻기도 했네요.

침대와 보호자침대가 가까워서 더 찐~하게 눈을 맞출 수 있어요.

게다가 바뀐 병실 담당 간호사쌤이 엄마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기계에 붙여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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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다정한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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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해보니, 자식놈이 너무나도 이기적인 겁니다.

엄마는 이제 하늘나라에 가겠다고 웃고 있는데, 딸내미는 계속 엄마를 붙들고 있네요.

아빠가 손을 잡아주니 잡지말라고, 자기 이제 갈거라고 이렇게 얘기도 하고요.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계속 엄마 죽지말라고 외치는데, 그게 과연 엄마를 위한 것인가 고민이 들었어요.

엄마 없으면 나는 어쩌나, 엄마 보고 싶어서 나는 어쩌나, 계속 나만 외치면서 울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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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통스럽고 힘들어하는데, 저는 계속 엄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외치네요.

엄마 이제 갈게~ 하는데, 바짓가랑이 붙들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이기적인 자식놈입니까.

끝까지 엄마를 힘들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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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어쩌나요.

매일 퇴근길에 엄마와 전화하고,

주말이면 만나러 가고,

새로운 영화 개봉하면 같이 보러가고,

맛있는 카페 찾아다니고,

해외여행도 같이 다니고,

국내여행도 같이 다니고,

넷플릭스도 늘 같이봤는데...

나는 이제 누구랑 하나요.

나는 어쩌나요.

이렇게 자식놈이 이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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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의 모든 환우분들과 보호자분들,

드높은 가을하늘처럼 맑고 깊은 하루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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