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50, 60이 될 때까지 내 옆에서 같이 늙어 갈, 언제나 내 옆을 지켜줄 것 같던 내 언니가 한 줌의 먼지로 돌아갔다. 곱디 고왔던 피부도 반짝 빛나던 눈빛도,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있을땐 귀찮아 하고 투닥거리며 싸우기도 하고 으르렁 되기도 했었지만, 누구보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잘 알아 주었던 한 사람, 내 언니, 구 희진. 현 태림..
이 시간쯤 되면 “왜 안들어와? 어디야~?!” 하고 전화 올것 같은데 빙충이 같은 내 전화기는 울리지 않는다.
자궁 내막 간질성 육종 4기.. 처음들어본 단어들의 조합..너무 어려웠다. 찾아도 찾아도 완쾌된 예후가 없었다.
낙타 바늘구멍 같았던 5년 이후 생존률로 들어가기 위해 언니는 항암을 시작했다.
지독하지 독한 약을 24시간씩 세번 투약되야 한 차례 항암이 끝났다. 항암하는 첫 회 언니는 섬망 증상을 보였고 밤 새 너무도 힘들어 했다.
“여기가 어디에요?, 제가 누구인가요?!”
간호사들은 묻고 또 물었고 동생인 나를 지목하며 누구인지 물었다.
“언니! 내가 누구야.?!”
“내. 동… 생..내동.. 생 희나미…” 술에취한듯 약에취한듯 어눌하디 어눌한 언니의 목소리..
“언니, 나 귀찮아 했자나~~” 나는 장난 반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야아… 내가 내.. 동… 생.. 얼마나 조아하.. 는데…. 내 … 하나밖에 없.. 는 … 내 동.. 생…”
……….
나는 어둠속에서 조용히 폭포같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술에 취해 취중진담이 아닌, 약에 취한 언니의 마음의 소리였다. 그 시간, 그 때에, 나는 다짐 한다. 간병인이 아닌 내 손과 내 마음으로 언니를 보살피기로, 그리고 내가 꼭 언니를 낫게 하리라…
“히..나…마…”
새벽에 찾던 가느다랗고 히미한 목소리,
언니가 어디가 아픈거나 불편한거다.
고통은 어둠처럼 밤에 자주 출몰한다. 몸서리 치게 힘들어 하며, 1분도, 1초도 한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정도로 아파했다.
수없이 내 이름을 부르며, 고마워 하고 또 미안해 하던 언니의 목소리..
언니, 내가 녹음해서 들려준것 처럼,
우리 함께 했던 병원 시간중에 난 단 한번도 힘들지 않았어. 언니를 위해 롸이드를 하는것도, 언니를 위해 병원에 가져갈 짐을 싸는것도, 밤을 새는것도, 몸을 닦고 주무르는 것도, 기저귀 가는것도, 언니의 침상을 깨끗하게 바꾸고 닦는것도…
나는 언니를 위해 할 수 있었기에 기쁘고 또 당연했어.
주말이면 5성급 호텔에서나 구경할수 있는 브런치를 내어주고, 부모님 챙기기엔 1등이고, 가족끼리 할 수 있는건 다 알아보고, 부모형제에게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부어주고, 1년에 10번 제사 음식은 혼자 다 하고, 김장김치 다 하고,,,
적을래야 다 적을 수 없는 언니의 존재를,
단 4개월의 김태림 보호자로 다 갚을수 없기에
그 함께하는 시간은 너어무 소중했어.
하나님께 빌었어.
중환자실 저 문을, 언니가 완치되어 나오게 해달라고.
언니는 정말 완치되어 그 문을 나오더라.
나에게, 우리에게, 아무런 말 없이..
살포시 미소 지으며 따뜻히 내리는 그 빛으로 사라지더라…
그리고.
망자 김태림의 가족 분 으로 마지막 결제를 하며
4개월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어.
지난 3주간 중환자실 대기실에서
바뀐 김은후 라는 이름으로 수없이 싸인햇어.
언니와 관련된 수많은 약제들, 서류들,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장례장 대관 서류들..
례를 갖춘다고 처음으로 나에게 입혀 준 옷이
결혼식 예복이 아닌 검은 상복
본인은 웨딩 드레스가 아닌 선녀같은 수의를 입고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받는 봉투가
축의금이 아닌 조의금 이라는게…
난 왜 이리도 맘이 아픈걸까..
천국가는 언니가 더이상 아프지 않다는걸 알기에 기쁘지만
나는 왜 이렇게 서운한걸까…왜 하나님이 미운걸까..
10년 20년 투닥거리며 같이 늙어 갈 줄 알았는데..
고통없는 그곳에서 핵인싸가 되어 바쁜지
내 꿈에 조차 출연하지 않는,
작은언니야…
너무 듣고싶다.
언니의 낭랑한 그 목소리.
너무 보고싶다.
탱글생글 웃던 그 미소.
너무 느끼고 싶다.
깨끗한 향기와 누구보다 착한 그 마음.
천국에서 잘 쉬고 있어.
땅에서 할 일들 마치고 나도 갈께.
그때 같이 놀자.
우리 작은언니야,
부모님과 가족들 위해 잘 하고 갈께.
그때 같이 놀자..
나의 언니이자, 나의 엄마이자,
나의친구이자, 나의 소울메이트인 태림언니야
나의 언니로 와주어서 너무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