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대장암 4기 / 항암 2차 후 식단

안지지마l대본
2023.10.04 14:57 | 조회 1.4k

지난 주가 항암 2차라 병가를 내고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항암하는 날은 운동량을 못 채울 것 같아서, 집에서 병원까지 걸어갔습니다. 5km 정도라 1시간 걸으니 운동량도 채우고 딱 좋았습니다.

항암 후 역시나 입맛이 뚝 떨어져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졌는데요, 요리를 하면 그 냄새 때문에 더 먹기 싫어졌던 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지 몰라도, 항암하고 나면 3일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않고 먹고 싶지도 않고 기력도 없어지고, 손발도 저리고 다리에 근육통도 심해지는데 다들 항암 잘 견디고 계신가요? 아직 2차까지만한 애송인데 벌써부터 엄살이 심한 것 같습니다. 😀

어쨌든, 항암하며 열심히 먹은 기록입니다.

아침은 귀찮기도하고 입맛도 없어소 주로 제철 과일과 함께 요거트볼, 그리고 삶은 계란 1개를 먹는 편입니다.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후다닥 먹고 갈 수 있는 메뉴를 선호합니다. 주말에는 아파도 일한 나를 위해 핫케이크에 메이플시럽 뿌려서 먹었는데, 좀 너무 달게 먹은 것 같아서 다음날은 호밀빵에 페타치즈랑, 딜, 파슬리를 넣은 스크럼블에그를 해먹었습니다.

지난번에도 썼는데 전... 정말 한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힘드네요.

점심은 보통 회사 급식을 먹었지만, 추석 연휴 휴가라 집에서 삼시세끼를 다 해결해야 했습니다.

항암 후 입맛이 너무 없어서 억지로 뭐든 먹어야 했는데, 그나마 신맛이 나는 음식은 잘 들어가서 똠얌꿍 쌀국수를 자주 해 먹었습니다. 고수랑 라임만 있으면 없던 입맛이 돌아오는데.. 입맛 없을 때는 똠얌꿍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만 그런 걸 수도 ㅎㅎㅎ

요리하기 너무 귀찮으면 그냥 눈에 보이는 재료 (양파, 파프리카, 당근, 고기 등등)들 다 때려넣고 멕시칸 시즈닝 (코리엔더, 큐민, 파프리카 파우더 등등)을 뿌린 후 볶아서 바즈마티쌀과 먹거나, 병아리콩과 버섯을 넣은 파히타 볶음밥을 해먹었습니다.

대게 제 요리는 고수나 고수가루 (코리엔더 파우더)가 많이 들어 갑니다.

며칠이 지나도 여전히 입맛이 없어 입맛을 올릴만한 요리를 해 먹습니다.

은둔자 볶음밥인데, 은둔자는 가공육이라 먹을 수 없어 소고기로 대체하고, 최대한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미리 소고기를 양념에 재워두고 파프리카랑 파슬리, 토마토 퓨레에 볶아 먹었습니다. 신맛이 나는 요리라 먹기 전에는 입맛이 없는데 먹기 시작하면 쑥쑥 잘 들어갑니다.

매운걸 못 먹어서 매콤한 마늘 버터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원래 빨간데, 시금치면과 오징어먹물면으로 만들어서 전혀 빨갛지 않네요. 파스타지만 굴소스와 간장이 들어가서 한국인 입맛에 잘 맞습니다.

그러다 요리하는 것 조차 너무 귀찮으면 그냥 집에 있는 재료를 다 구워서 먹습니다.

저의 경우 옥살린을 맞고 일주일이 지나고 나면 입맛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입맛이 올라오면 면 파티를 합니다. 일말의 양심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래도 유기농면, 유기농 올리브유, 유기농 채소, 무항생제 고기 등등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친구가 직접 담아준 토마토 퓨레를 사용하여 토마토 파스타에 루꼴라 샐러드를 먹기도 하고, 간단하게 먹으려고 천혜향샐러드에 알리올리오를 만들었지만, 단백질이 부족해서 치킨가라아케를 만드는 바람에 주방이 나기도 했습니다... 기름폭탄... 하지만 오랜만에 먹은 튀김요리라 너무 맛있었습니다. 튀김요리는 사랑이고... 신발을 튀겨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은 매콤한 새우&피스타치오 스파게티에 당근잎샐러드를 해먹었습니다. 전에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인데 너무 맛있어서 자주 해먹을 것 같습니다.

지인이 꼭 먹어야 한다고 해서 아침 공복에 야채수를 마시는데.. 다들 이거 무슨맛으로 먹나요? 공복에 먹으니까 더 맛이 없는 것 같습니다. 원래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운동 금지를 당해서 매일 만 보 이상은 걸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하루에 보통 만 4천보 정도 걷는 것 같습니다.

대장암 수술을 하고 퇴원한지 한달 반만에 친구와 주말에 만나 자하손만두를 먹고,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갔다가 토속촌 삼계탕까지 먹고 이만보를 걸은 후 귀가하였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만, 열심히 먹고는 있는데 체중은 별로 안 늘어서 걱정입니다. 항암제 맞고 오면 체중이 쑥 빠져있는데 저만 그런가요? 다른 분들도 항암제 맞은 후 체중이 많이 떨어지나요??

다들 잘 먹고, 많이 걷고, 함께 건강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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