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산뮤지엄 - 조남명 시인의 <없는듯 하다가>

미카엘2015ㅣ설본
2024.07.11 17:44 | 조회 93

한 주먹 손바닥으로

무엇을 그렇게

움켜쥐려 하오

두 뼘도 못되는

가슴속에다

무엇을 그리 품으려 하오

잊혀지는 머리 속에

억지로 무엇을 넣으려 하오

세월에 쫓기는 사람들이여!

사랑도 미움도 부귀도

결국 바람인 것이오

없는듯 하다가

바람처럼 가세나.

조남명 시인의 <없는듯 하다가>

없는 듯하다가 바람처럼 가세나.... 마지막 구절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집니다. 안 그러고 싶어도 바람처럼 가는 게 인생이지요. 인생의 덧없음에 관하여 여러 글들이 있지만 제가 가장 인상깊게 기억하는 구절이 있는데 첫째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바람 (a passing breeze that does not return) 그리고 둘째는 바위에 비친 날아가는 새의 그림자(飛鳥之影)입니다. 한마디로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사람의 인생이 종 친다는 말입니다. 이보다 더 실감 나게 인생의 허무함을 나타내는 문장은 없을 듯싶습니다. 그래서 없는 듯하다가 바람처럼 가더라도 지금 이 시간은 열심히 즐기고 가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 생각합니다.

보내드리는 사진은 짧은 여름휴가 중 원주에 있는 산뮤지엄에 다녀온 흔적들입니다. 이곳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하고 본인이 작품을 여럿 남겨서 인지 그 유명세로 입장료가 무려 23000원이나 하고 뮤지엄 안의 카페는 기본 아메리카노가 9000원에 커피 명장의 이름 붙은 커피는 무려 2만 원이나 받고 있었습니다. 맛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뭐 바람처럼 가는 인생 한 주먹 손바닥으로 무엇을 그렇게 움켜쥐려 할 거며 두 뼘도 못 되는 가슴속에다 무엇을 그리 품으려 하겠습니까 잊혀지는 머릿속에 좋은 추억만 넣으며 살아가려 합니다.

부디 더위와 싸우지 마시고 더위랑 친해지세요 그러면 여름이 훨씬 지낼 만해집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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