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89세 울아버지 하늘의 별이 되셨네요(24.9.19 02:40)

췌보ㅣ잘알될거야
2024.09.26 14:58 | 조회 1.8k

방사선치료도 항암약도 얼마나 열심히 성실하게 드셨던지

암사이즈도 줄어들고

췌장암으로 인한 당뇨수치도 어느정도 안정되고

남은 삶이 편안하길 원해서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해서 6개월전부터는 항암약도 끊으시고

나머지 필요한 약들만 처방받아 드시니

기력도 좀 회복하셨고

동네방네 자기 약 끊었다고

췌장암이 나았다고 생각하셔서 자랑하셨던 울 아버지

9월초 친정엄마가 갑자기 기침과 가래가 심하시길래

일주일정도 병원에 입원시켰는데 다행히 폐렴은 아니셨고

엄마가 퇴원한 목요일(9/5)

5일정도 혼자계셨던 아버지가 열이 나셨어요

요양보호사 선생님도 아버지 컨디션이 안 좋다하셨고

목요일 저녁 화장실을 못가시고 가시는 도중 바지에 실수를 하셨다고해서

남동생이 밤에 다녀왔었고

금요일(9/6) 낮에는 기운이 없으시다고 해서 링겔을 맞춰드렸고

토요일(9/7) 아침일찍 아버지 드실 음식을 해서 집에갔더니

열이 좀 나시기에 코로나진단키트로 검사를 하니 음성이 나왔고

죽도 좀 드시고 열도 내리길래

병원가실거냐 여쭤보니 안가신다해서 미련한 저는 집으로 돌아왔네요

저 다녀오고 나서 혼자서 화장실을 1번 다녀오셨고

2번째 화장실을 가셔서는 나오시다 걷질 못하고 주저 앉으셨고

그걸 발견한 저희 엄마는 아버지 목에 수건을 걸어서 일으켜 세워보려고 용을 쓰시다

앞집으로 달려갔는데 안계시니

그제야 동생에게 전화를 하셨네요(자식들 귀찮게 안하려고)

동생이 119를 부르고 달려갔고

119가 출동해서 화장실에서 거실로 옮기고 열을 재니 열이 너무 높아서

진료받던 화순전대응급실로 가셨는데

폐렴이었네요(기침한번 안하셨는데)

암환자가 걸리는 곰팡이균 폐렴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주치의 선생님이 남동생에게 중환자실 들어가시면 환자도 보호자도 힘들어지시니 자식들이

자주 들여다 볼수 있는 병원으로 옮기시는 것이 좋을것 같다고 조언을 하셔서

저희집 3분거리에 있는 병원으로 일요일(9/8)에 모시고 왔어요

아버지는 화순전대에 있고 싶어하셨데요

첫날은 병실에서 코줄로 하는 산소공급받으시다 빼고 화장실을 다녀오셨지요

면도도 본인이 하시고, 묽은죽도 드시고

둘째날부터는 숨쉬기를 너무 힘들어하셔서 마스크로 쓰는 산소호흡기를 달았어요

몸은 움직여져서 화장실을 본인힘으로 가고 싶어하시는데

침대에서 조금만 움직이셔서 산소포화도가 너무 떨어져서

결국은 소변통에 누어서 소변을 보시기 시작했고

산소포화도가 80~90사이을 왔다갔다

조금 움직이시면 80아래로 떨어져서 괴뢰워 하셨어요

점차 금식하고 영양제로 대신하고

물과 약만 겨우 드셨으나

정신은 또렸하셔서

입원해 있는 11일째 추석연휴 마지막날에는 저에게 본인지갑과 통장과 도장을 맡기셨고

비밀번호와 만기일까지 알려주셨네요

그리고 손톱을 잘라달라고 하시기에 내일출근했다 퇴근하고 바로와서 잘라드리겠다하니

옷걸이에 걸어져 있는 본인 옷을 집에 가져다 두라고

전 퇴원할때 입고가셔야 한다고

10일동안 가족이 돌아가면서 간병했는데 연휴끝나고 다들 출근해야 하니

간병인을 불렀고

저녁 6시에 간병인에게 아버지를 맡기고

돌아나오니 고생했다고 말하는 아버지를 차마 볼수가 없어서

얼굴도 못보고 뒤돌아 나와서 통곡하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동안 정리못했던 집정리를하고 좀 쉬고있을때

저녁 10시 10분쯤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어요(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서)

빨리 오라고, 동생도 부르라고

아버지는 그때부터 죽음과 사투를 벌이셨고 자식들이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빨리가는 길을

선택하셨네요.

6.25때 얘기도 하시고 가슴이 너무 답답한데 깨끗하게 씻어달라고

왜 나를 여기에 두냐고, 너희다섯을 내가 어떻게 대학공부를 시켰는데 이러냐고

새벽 1시쯤 아버지가 좀 편안해지시자

형부에게 난 우리아버지 임종은 도저히 못지킬거 같다고 형부가 대신해달라고 부탁하고

집으로 돌아와 30분쯤 잤을까?

언니에게 전화가 걸려왔어요. 아버지 가셨다고

울 아버지는 살고자 하실때는 굳은 의지로 혼자서 방사선치료를 받으러 다니셨고

항암약도 얼마나 철저히 드셨는지

그러나 죽고자 하실때는 역시 굳은 의지로 저희 곁을 떠나가셨네요

동생에게 요양병원에 보내달라고 얘기하셨다는데

다른이의 간병도 요양병원도 싫으셨나봐요

아버지를 홀로 남겨두고 돌아와

밥도먹고 잠도자고 오늘은 출근도 했지만

아버지 계신쪽이 어디쯤인가 그쪽을 바라보며 기도도 했다

그냥 어딘가에 계실것만 같아서 컴퓨터 모니터아래 숨어서 숨죽이며 울기도 했다

기침을 안하는 폐렴을 조심하라고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 남겨요

곰팡이균 폐렴이란 것이 있으니 조심하시라고

우리 아버지 윤영문바오로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아버지 딸로 살아서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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