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부족한 불효자

대간본l하하
2025.03.10 22:08 | 조회 971

터널안이 어둡고 길수록 출구는 더 밝게 빛납니다.

저는 제 자신을 소개하기에는 뭐하나 잘난거없는 그저 그런 대한민국의 한 명의 국민입니다.

오늘은 25년 3월 10일 저의 지금 가족에 대한 마음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현재 30대초반으로 면역항암 총2년중 1년을 오늘 마치고 이제 내년 3월까지 절반을 남기고 저의 속마음을 털어보려합니다.

누구든 잉태되고 이 땅에 태어나 살아가는 것은 운명이고 원해서 이승에 숨을 쉬며 살고 있고 이 대한민국에 발을 붙이고 있는것을 정하고 태어날 수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운명'을 받아 이어온 '현재'는 지금까지 근30년의 시간동안의 짦은 인생, 꿈뻑하니 대학생,다시 꿈뻑 하니 30대가 되어있습니다.

아파보니 '가족'이라는 '운명'의 공동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닫게 된것 같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이지만 오늘의 다짐이 내일의 거름이 될 기대를 안고 한두자 남겨봅니다.

우리집의 기둥이자 보배인 '아버지'

"아버지, '아빠'라는 무거운 책임감아래 네식구의 의식주를 감당하고 계시고 이제 아흔에 가까우신 할머니를 주말마다 큰아버지랑 번갈아서 뵈러 가시는데, 아버지의 모범된 모습에 저는 아버지의 여보, 저의 엄마를 더 가까이 하고 이해하려고 귀를 기울입니다. 아버지가 항상 일찍자라 운동해라 입이 닳도록 얘기하시는거, 귀에 딱지가 앉아도 이제는 익숙하게 듣고 , 목욕탕에 가자하시는 것도 이젠 강아지마냥 좋아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은 너무 커서 가늠이 안될 정도구요. 가족들을 걱정하는 마음도 끝이 안보입니다. 어느 아들은 어디에서 일한다더라,얼마를 번다더라,용돈을 얼마를 준다더라, 비교하는 말씀 한톨도 안하신 아버지는 제게 모범아빠입니다. 감사한것만 생각하면 계속 나오는데 왜 이때까지 부정적인 것만 얘기를 했는지, 저는 불효자 입니다. 잘하는것 하나 없이 아파서 왜 또 불효를 저지르는지, 저도 제 자신이 한심하고 못나보여도, 앞으로, 미래에 더 좋은 날이 있겠지하고 더 나은 미래를 아버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호강시켜드릴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없지만 그래도 호강시켜드릴 수 있는 아들이 되고 싶어요. 아버지는 취해서 전화하시면 사랑한다고 하시고 안취하면 안하는 다섯글자 '사랑합니다'. 저는 이제 취할 일이 없어요. 항상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우리집의 축복이자 행복인 '어머니'

"어머니, 저와 동생을 낳고 기르시고 지금도 고생중인 우리 엄마, 동생과 제가 어릴때 붙잡을 기둥이 없어서 이 교회 저교회 다 다니시면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계심에 감사합니다. 제가,동생이, 어머니의 기둥이 되어 드릴 수 있는 큰나무가 되어 기대에 쉴 수 있는 아들들이 되길 노력하겠습니다. 동생의 생각은 잘 모르겠으나. 형이 모범이 되면 따라할 것이라 믿어봅니다. 아프기 전에는 항상 친구들,여자친구,회사동료 등 사람만나서 술먹고 놀기에 바빠서 엄마와 대화할 시간이 없었는데. 아프고 나서 오히려 엄마랑 대화할 시간이 많이 늘어서 엄마의 생각을,저의 생각을 공유,토론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사람은 말을 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2년4개월동안 치료하면서 엄마랑 아빠랑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왜 그러시는지 스케치는 살짝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이 대화하고 좋은 곳 같이도 가고 그래요. 엄마는 항상 통화에 첫마디는 '할렐루야' 처음엔 낯설었지만 지금은 괜찮아 졌어요. 저도 이제 '할렐루야'로 답할까요?. 27년 성탄절은 지금과 많이 달라진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엄마는 '사랑합니다'많이 좋아하시는데 저는 아직 잘 안되요. 그래도 해야죠. 항상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우리집의 막둥이자 행운인 '동생'

"동생아, 형이 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다른 형들은 얼마나 잘해주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형들보다는 내가 더 잘나도 되는건데. 그게 잘 안되네. 돈많이버는게 제일이라고 생각했고 그 연봉에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5년동안 몸을 혹사시키니 이런 결과가 나오더라. 왜 5년동안 건강을 맨 바닥에 내팽겨치고 지냈을까. 짧고 굵게 살고 싶었던 마음이 굵어지기 전에 진짜 짧은 인생이 될 수 도 있었어. 아직 치료중이라 형이 너랑 더 얼마나 이 세상에서 숨을 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간 같이 제주도도 가고 맛있는 맛집도 가고, 등등 물론 너가 원한다면이라는 조건이지.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좋지만 쉴때는 가끔 형이랑 밥도 먹고 커피도 먹고 했으면 좋겠다. 형이 5년동안 너무 너한테 관심이 없었지. 미안해. 우리동생 좋은 여자친구도 만나고 결혼도 하고 좋은 일만 많았으면 좋겠다. 형보다 너가 더 잘되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엄마 아빠랑 잘 지내고 이번달에 한번은 같이 밥도 먹고 커피도 먹자. 형이랑 맛있는거 먹으러가자~! 배달음식은 좀 줄였으면 좋겠다. 엄마가 음식솜씨가 없는게 아니잖아. 먹고싶은거 얘기해 엄마가 해준데. 배달음식먹으면 형이 속상하다. 알겠지? 형이 언제 사랑한다라고 말한지 기억이 없네. 사랑한다 동생아. 형치료 끝나고 둘이 여행가자 알겠지?

치료 절반을 마치며 한번 속마음을 털어 봤습니다 ㅎㅎ;;

가족에 대한 마음은 제가 부족함이 많습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동행카페에 묻어놓아 봅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써본 쪽지로 생각하여 댓글에 대한 답은 안하겠습니다.

다적고나니 정말 부끄럽네요 ㅎㅎ...

동행을 사랑하시는 분들 모두 항상 건행하시고 좋은 꿈 꾸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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