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엄마에겐 비밀인 엄마에게 쓰는 편지

첫째오리l췌보
2025.06.24 23:33 | 조회 1.6k

엄마, 엄마가 아파하는 모습이 갈수록 가슴이 아파요

갈수록 야위어가는 몸에, 건조해져가는 피부에… 온몸이 이 병과 싸우려구 애쓰고 있음을… 저는 너무 알아요

너무 고달프지, 고생스럽지, 아프지…

정말 내가 대신해줄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엄마

근데 엄마… 저 아직 자신이 없어요 엄마 없이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똑똑하다고, 한국에서 제일가는 인재라고 계시는 의사쌤들이,,, 더 해줄 수 없다고 말하는 세상이 너무 믿기 싫어요

엄마, 저 사실 착각 했어요

엄마가 크루즈 여행 가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까지도… 나는 엄마가 계속 곁에 있을거라 믿고 또 “나중에 꼭 가자”고 말해버렸네요

미안한 것밖에 없어요 힘든 살림에 내 욕심에 먼 서울권 학교 가겠다고 우긴 것도, 엄마한테 짜증부린 못된 나날들도…

엄마가 너무 아파하는게 너무너무 속상해서 오늘 처음으로 호스피스 대기도 해놨어요 엄마가 싫어할까봐 몰래 다녀왔어요 미안해요

그 병원 의사 쌤이 내가 설명하는 거 듣고는 의료인이냐구 묻더라구요… 저 정말 엄마가 겪는 과정 다 열심히 공부하고 늘 알아내려 했는데… 뜻밖의 공간에서 재밌는 질문을 받았네요

엄마, 엄마는 저기 떨어진 입원실에 있는데 나는 엄마 없는 집에 덩그러니 있어요

우연히 엄마 서랍을 열어보니까 5년 전에 제가 쓴 편지가 있더라구요

그 편지에… 내 꿈이 “엄마랑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기”라고 적어놨더라구요… 5년 전 나는 내가 이렇게 울고 있을지 몰랐겠죠

모자라고 나쁜 딸이라서 못된 병이 엄마 찾아왔나봐요

너무 미안하고, 해줄 수 있는게 많이 없어서 정말 미안해요

나는 아직 엄마 없이 안되는데,

엄마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데 나 너무 무서워요

엄마도 무섭죠… 혹시나 먼길을 엄마 혼자 가야하는데 너무 외롭고 무서울것 같아서 내가 너무 속이 상해요

난 그동안 엄마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저에게 의지하는 엄마를 보면 원래 순하고 겁 많은 분이 자식 지키려고 강하게 지냈나 싶어요

애쓴 그동안의 세월 이제 알아줘서 미안해요

내일 아침에 교수님 회진 도시기 전에 갈게요 잘자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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