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정동길과 덕수궁 산책-황윤희 시인의 <가을에는>

미카엘2015ㅣ설본
2025.10.15 16:58 | 조회 87

가을에는 맑은 저 하늘처럼

가슴 깊이 사랑의 샘이 고이게 해 주소서.

여름 내내 메말라 사라졌던

영혼의 샘물이 고여

가을볕에 윤슬 되어 흐르게 해 주소서.

가을에는 붉은 저 산야처럼

마음 깊이 사랑의 색을 칠하게 해 주소서.

삶 속에서 지워져 잊혀졌던

감성의 색채들을 꺼내

단풍처럼 형형색색 물들어 가게 해 주소서.

이 가을에 가을빛 머금은

맑고 고운 사람으로 피어날 수 있게

그리하여 그대를 만나게 해 주소서.

가을 햇살처럼 농익은 따스함을

가을바람처럼 설레는 손길을 느끼며

이 가을과 함께 익어가게 하소서.

황윤희 시인의 <가을에는>

오랜만에 정동길과 덕수궁으로 마실 다녀왔습니다. 한 여름에는 폭염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비개이자 마자 길을 나섰습니다. 걷는 내내 바람과 공기가 어찌나 상큼하고 달달하던지 아내는 ‘가을이 좋아 역시 가을이네’ 감탄을 하며 ‘봄볕은 살짝 습하고 더운 느낌이 드는데 가을볕은 맑고 서늘한 느낌이 드네 그래서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보낸다는 속담이 있나보다 그치’ 라며 종달새마냥 종알거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동길은 점심시간이 되면 인파로 북적입니다. 저희는 직장인들의 점심 전에 서둘러 식사를 하고 덕수궁 관람을 하곤합니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 울긋불긋 가을 분위기는 아니지만 가을볕이 만든 덕수궁 돌담벽에 비친 나무그림자마저도 꽃처럼 예쁘고 덕수궁의 가장 오래된 살구나무는 살구꽃이 없어도 그 자태만으로도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특히 역광에 비친 나뭇잎이 초록빛으로 빛을 내는 모습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가 입은 녹색드레스 만큼이나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가을을 몇 번이나 맞을 수 있을까? 그 누가 알수 있을까마는 “주여! 이 가을과 함께 내 삶도 익어가게 하소서”. 간절한 기도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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