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버지를 떠나보낸 지 벌써 4개월이 되어갑니다. 아직도 믿기지 않고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이 글이 지금도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과 가족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아버지의 상태는 너무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증상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고, 위암 4기로 간과 뼈 등에 전이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2025년 7월 초 암 진단을 받으셨고, 7월 18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초진과 함께 입원하셨습니다. 생각보다 예약이 빠르게 잡혀 비교적 신속하게 치료가 진행되었습니다.
7월 31일 1차 항암치료를 시작했고, 이후 2주 간격으로 외래 진료를 보았습니다.
외래 진료 일정 사이에는 서울의 암병원, 한방병원, 협력병원에 입원해 지냈고, 진료 당일에는 당일 퇴원한 병원에 재입원이 되지 않아 다른 병원에 입원하는 방식으로 진료를 보러 다녔습니다.
아버지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에서 2주마다 서울을 오가는 것이 매우 힘들었기에 서울에서 쭉 지내셨고, 어머니께서 옆에서 간병을 하셨습니다. 제가 아버지 항암 진료에 함께 갈 때는 저만 따로 숙소를 잡아 이용했습니다.
약 3개월 동안 총 5차 항암을 진행했고, 10월 23일 임상 항암 1차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항암 치료를 중단하고 내려올까 고민도 했지만, 임상 치료의 가능성을 생각해 계속 서울에 머물렀습니다.
중간중간 비타민 주사도 맞았지만 일시적으로 상태가 좋아지는 느낌은 있었으나,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임상 항암 1차 이후 더 이상 임상 치료가 의미 없다는 판단으로 중단하게 되었고, 이후 일주일 정도 위급상황에 조치를 받은 뒤 사설 구급차를 통해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부산 병원에서 약 2주 정도 치료를 받으신 후, 아버지는 긴 소풍을 떠나셨습니다.
제가 경험하며 느낀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 개인적으로는 지방보다 서울 병원이 전반적인 진료 환경이나 시스템 면에서 더 낫다고 느꼈습니다. 왜 서울 에 있는 병원으로 가라하는지 알겠더라구요.. 다만 지방 병원이 부족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며, 상황과 여건에 따라 충분히 최선을 다하는 곳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암환자와 가족이 힘든 상황에 놓이면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음식이나 주사, 여러 보조적인 방법들을 많이 권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겪어보니 그런 것들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환자에게 긍정적인 힘을 주고,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곁에서 웃어주고 버텨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셋째, 한방병원은 비용이 높은 만큼 환경이나 시설은 매우 좋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 상태가 안정적인 환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의 경우에는 치료라기보다는 편하게 머물며 쉬는 공간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넷째, 간병인을 알아볼 때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병원에서 간병인들을 보면서 환자를 두고 외출을 하거나,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귀찮다며 참으라고 하는 경우도 보게 되었습니다.
다섯째, 보험은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저희는 2주마다 퇴원할 때마다 관련 서류를 챙겨 매번 모바일로 청구했습니다. 보험 대리인 등록도 미리 해두면 훨씬 수월합니다. 저희는 병원 영수증, 입원 세부내역서, 입원증명서, 의사 진단서, 항암 약물치료 내역서를 한 세트로 준비해 매번 청구했습니다.
제가 겪으며 느낀 사망 이후 행정 절차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장례식 이후 사망신고를 진행하였으며,
1. 사망진단서는 보험사, 은행, 직장 등 제출처가 많아 최소 7장 이상은 준비해야합니다.
2. 보험 및 금융 관련 처리를 할 때는 상속인 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방문자의 신분증, 상속인 인감도장 및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 고인의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혼인관계증명서, 제적등본, 기본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서류는 필수)
3. 법무사나 세무사와 상담해 상속 관리
아빠.
아빠의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뭐가 그렇게 급해서 그렇게 일찍 갔어요. 조금만 더 놀고, 즐기고 가시지 그랬어요. 많이 보고 싶어요.
아빠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주변에 도움을 준 사람이 많았는지, 또 우리 가족을 위해 얼마나 많이 희생했는지요. 우리 가족은 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티고, 잘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아빠도 이제는 근심과 걱정 다 내려놓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아빠, 제가 많이 사랑해요.
힘내세요라는 말이 쉽게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이 글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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