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암 진단을 받고 눈팅만 하며 댓글로 소통하던 제가, 많은 정보와 희망을 얻어 오늘은 제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저처럼 암 진단을 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환우분들께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2025년 2월 자궁경부암 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병원 이마리아 교수님께 진료를 받았고, 4월에 로봇수술로 광범위 자궁절제술과 양쪽 난소·난관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림프절 전이와 골반 복막 전이가 확인되었고, 최종 병기는 4기로 판정되었습니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미 일어난 현실이라면 받아들이고 치료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해 담담했습니다.
검사 당시에는 1기나 2기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기에 치료를 잘 받으면 괜찮아질 거라는 희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최종 병기가 4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암이라는 사실은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결과 앞에서 암이라는 병의 두려움을 온몸으로 실감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두 아이와 남편, 가족들이 있었기에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항암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받은 항암치료는 총 4가지 약제를 병용하는 치료였습니다.
* 파클리탁셀
* 시스플라틴
* 베바시주맙(아바스틴)
*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
3주에 한 번씩 2박 3일 동안 입원하며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몸도 힘들었지만, 사실 마음이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우울한 날도 많았고, 혼자 있으면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괜찮다가도 문득 불안해졌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가도 마음이 무너지는 날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우리 가족의 보험이 생각났습니다.
남편과 아이들도 저처럼 오래전에 가입한 보험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지금 상황에 맞게 보장을 점검하고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암 진단을 받은 제 보험은 이제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적어도 남편과 아이들 보험만큼은 나중에 아프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제대로 준비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의 보험을 직접 공부하고 필요한 보장은 챙겨주자는 마음으로 보험설계사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시작한 공부였는데, 그 작은 계기가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항암치료를 받으며 우울하고 온갖 잡생각에 시달리던 저에게 공부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암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던 시간에 다른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렇게 조금씩 제 일상도 되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4제 병용 항암치료 6회 후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는 세포독성항암제 2가지는 제외하고, 표적항암제인 아바스틴과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만 추가로 3회 치료받았습니다.
2025년 11월 마지막 항암치료를 마친 뒤, 현재는 4개월마다 CT 촬영과 외래 진료를 받으며 추적관찰 중입니다.
처음 4기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만 해도 제가 다시 일을 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다시 출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완전관해가 완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으며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정기검사를 앞두면 다시 불안해지기도 하고, 작은 몸의 변화에도 예민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오늘을 우울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예전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평범한 하루가 지금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대단해서도, 무언가를 자랑하고 싶어서도 아닙니다.
저처럼 4기라는 진단 앞에서 무너진 분들께, 저도 그 시간을 지나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강했던 사람은 아닙니다.
많이 울었고, 우울했고, 두려웠습니다. 지금도 모든 두려움을 이겨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기라고 해서, 전이가 있다고 해서 희망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암의 종류와 상태, 치료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구나 저와 같은 결과를 얻는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저처럼 좋은 치료 결과를 얻고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항암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 재발이나 전이로 두려워하고 계신 분들, 그리고 이제 막 암 진단을 받고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힘들면 울어도 되고, 우울한 날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매일 긍정적일 필요도 없고, 항상 씩씩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저는 암 4기 환자이지만, 암 환자로만 살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누군가의 아내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며, 지금은 새로운 일을 시작한 보험설계사이기도 합니다.
암이 제 인생의 전부가 되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제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1년 전 4기라는 진단 앞에서 무너졌던 제가, 지금은 다시 웃으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글이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환우분들의 치료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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